‘명랑운동회’·‘묘기대행진’ 진행자 변웅전 전 의원 별세[종합]

1970∼1980년대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3선 국회의원과 정당 대표를 지낸 변웅전(邊雄田) 전 의원이 23일 밤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4일 전했다. 향년 85세.
충남 서산 출신인 고인은 서산농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심리학과 재학 중인 1963년 중앙방송국(현 KBS) 아나운서가 됐다.
고인은 KBS 입사 후 ‘자정 대공뉴스’를 마친 후 술을 마셨다가 새벽 2시 뉴스에서 방송사고를 냈다. 그날 아침 장기범(1927∼1988) 방송과장이 고인을 지역 방송국으로 발령냈다. 고인은 지방에서 공개방송, 좌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방송 경험을 쌓았고, 1년 후 서울로 복귀한지 얼마 안 돼서 1969년에 MBC로 스카우트가 됐다. 때문에 고인은 장 과장을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 준 선배’로 추앙했다고 최평웅 전 아나운서 회고록 ‘마이크 뒤에 숨겨둔 이야기들’이 전하고 있다.
MBC에서 당시 예능 PD였던 김경태(1935∼1995)에게 발탁돼 ‘유쾌한 청백전’, ‘묘기대행진’, ‘명랑운동회’ 등을 통해 수려한 진행과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인기를 끌며 인기 MC로 자리 잡았다.
그는 2008년에 방송계 선배로 개그 맨 유재석, 아나운서 나경은 커플 결혼식에서 주례를 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인은 1995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을 시작으로 16, 18대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3선 의원이 됐다. 18대 국회에서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을 맡았다. 2011년에 자유선진당 대표를 맡은 것이 공식 활동의 마지막이었다.
방송인 출신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터뷰에서 “아나운서도 정치도 결국 말로 하는 직업이고,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들도 제가 아나운서 출신으로서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믿음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최명숙 씨와 2남(변지명·변지석)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25일 낮 12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27일 오전 8시, 장지는 판교 자하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