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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배틀’에서 과거 혁명단체의 폭파 전문가였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실패한 작전 이후 딸 윌라(체이스 인피니티)와 함께 외딴 곳에 숨어 살고 있다. 술과 마약에 찌든 전직 혁명가 밥은 과거의 적 스티븐(숀 펜)이 나타나 딸을 납치하자 마지막 전투에 나선다. 두 영화 모두 ‘도망다니는 혁명가의 삶’을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루멧 감독이 인간적 고뇌와 가족의 희생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앤더슨 감독은 혁명의 유산이 현대에 이르러 겪는 혼란, 풍자, 그리고 끊임없는 투쟁의 역동성을 담아냈다.
‘원 배틀’은 급진적 혁명 조직이 이민자를 구출하고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는 장면 등을 통해 트럼프 시대를 정조준한 듯한 인상을 준다. 스티븐은 겉으로는 혁명가를 척결하고 이민자를 배제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주 노동자에 의존해 살아가며 흑인 여성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욕망에 쉽게 굴복한다. 인종적 편견으로 뭉쳐 있는 그의 모순적 행동은 미국 사회의 가장 어둡고 음습한 단면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치적 관점보다는 세대 간의 이야기로 접근할 때 더욱 깊게 다가온다.
‘원 배틀’의 제목은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로 점철된 극우적 국가 시스템과 권력층에 맞선 저항과 반란이 세대를 넘어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암시한다. 윌라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투쟁의 대열에 합류하며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는다. ‘허공에의 질주’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제 가서 세상을 바꿔봐. 네 엄마와 나는 노력했어”라고 말하고 길을 떠나는 장면과도 맞닿아 있다.
부모 세대는 실패했지만 자식 세대는 그 실패를 넘어선다. 역사는 그렇게 전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