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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이하 ‘이유 있는 건축’)에서는 건축가 유현준, 만화가 김풍,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전쟁, 학살, 분단을 겪은 도시 독일에서 ‘다크 투어리즘’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건축 다크 투어리즘의 첫 번째 장소는 베를린 장벽의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였다. 다니엘 린데만은 “이 구역을 ‘죽음의 지대’라고 불렀다”라며 독일인들의 아픈 역사를 설명했다. 붕괴된 베를린 장벽을 없애지 않고 보존한 독일은 이곳에 야외 갤러리를 조성해, 죽음의 공간을 만남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 ‘형제의 키스’의 충격적인 비주얼에 모두가 놀랐다. 작품 속 키스는 실제 1979년 동독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뤄진 퍼포먼스였다. 전현무가 “진짜 키스야?”라면서 놀라워하자 다니엘 린데만은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친밀감과 결속력을 보여주기 위해 입맞춤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작품은 이 위선적인 키스를 풍자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풍은 “깜짝 놀랄만한 곳에 추모 공간이 있다”면서 파리저 광장으로 향했다. 상상도 못한 위치에 나치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작은 조형물이 있었는데, 바로 바닥에 콕 박혀 있는 ‘슈톨퍼슈타인’이었다. 슈톨퍼슈타인은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설치된 세계 최대의 ‘분산형 추모기념물’로, 희생자가 마지막으로 살던 집 앞에 설치됐다고. 김풍은 “이걸 보려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데, 그 자체가 추모의 형식 같다”라고 말했다. 나치 체제에 살해당한 국회의원을 추모하는 ‘96인의 국회의원 추모비’에는 그들의 이름, 출생, 사망일 등 정보가 기록돼 있었다. 다니엘 린데만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번호’로만 불렸던 그들을 ‘사람’으로 기리기 위해 개개인의 정보들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건축물로 기억하는 도시 독일은 ‘국회의사당’도 특별했다. 패전한 독일의 상징과도 같았던 건물에는 투명 유리돔이 설치됐다고. 일반 시민들이 유리돔을 통해 회의장을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이는 권력이 국민 아래 있음을 보여주는 건축적 설계였다. 전현무는 민주주의는 투명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설계에 “의미가 끝내준다”라고 감탄했다.
독일 다크 투어리즘의 하이라이트는 600만 명의 유대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공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었다. 제각기 다른 높이와 넓이의 비석들을 본 김풍은 “낮은 비석은 어린 아이, 큰 비석은 어른들 같다”라며 뭉클해했다. 다니엘 린데만은 많은 유대인들이 갇혔던 가스실을 떠올리며 “이런 비극을 왜 막지 못했나. 그런 메시지가 느껴져서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다”라고 먹먹해했다. 한국에도 전쟁과 평화를 대표하는 장소가 있었다. 박선영과 역사학자 김재원은 전세계 유일한 UN(유엔)군 묘지가 있는 부산의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를 이어갔다. 전현무는 카투사 시절 6.25전쟁 참전 미군들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변화한 서울을 보시고 저한테 ‘이렇게 발전해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얘기를 하셨다. …